제목 : 방구석 미술관. 2: 한국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저자 : 조원재
출판사 : 블랙피쉬
가격 : 18,500원
쪽수 : 424P
평점 : 4.0점(5점 만점)
한국 미술 아는 척해보기
<방구석 미술관>의 저자는 조원재 작가이다. 조원재 작가는 미술은 누구나 쉽게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점점 더 대중이 이해하기 어렵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미술에서 조원재 작가는 사실 미술은 별거 아니 다를 주장하고 싶어 한다.
교양, 고귀라는 벽이 존재하는 현대미술. 어느 순간부터 현대미술을 알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며 어떤 것을 담아냈는지 한참을 봐야 한다. 어려운 것을 쉽게 가르치면 명강사, 쉬운 것을 어렵게 가르치면 실력이 없는 강사라고 한다. 현대미술에는 이런 관례가 없는 것일까?
<방구석 미술관>은 현대 미술을 좀 더 친근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편은 서양미술이며 2편은 한국미술이다. 나는 한국미술에 호기심이 있어 2편을 선택했다. 우리나라 거장들이 펼치는 현대미술을 살펴보고 아는 척을 해보자.
가장 많이 알려진 화가 이중섭부터 최초 유학을 간 여성 작가까지
현대미술을 소개하다 보니 20~21세기 한국미술 거장이 소개된다. 한국 특유의 감성을 소에 담아낸 이중섭부터 한국 최초의 여성작가이자 1900년대에 유학길에 오른 나혜석까지. 총 10명의 거장을 소개한다.
10명 중 3명만 알고 있었다. 피카소, 고흐, 고갱, 샤갈, 모네 등 외국에 유명한 작가는 많이 알고 있었지만 정작 한국 화가는 많이 알지 못했다. <방구석 미술관>에 소개되는 10명의 화가 중에 1900년대 초부터 1900년대 말까지에 생애를 보낸 화가가 많다 보니 그림 외적으로도 평탄치 많은 않았다. 이중섭 같은 경우는 시대상으로 가족과 멀리 떨어진 채 생활했으며 미술품을 살 돈이 없어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결국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한국 최초 여성 작가인 나혜석 역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던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엄청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커리어가 짧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남긴 <자화상>이라는 그림을 보면 시대적인 상황과 자신을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이 담긴 것 같아 자신을 그렸음에도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수근과 백남준
박수근은 교과서에서도 봤지만 다른 이유로도 친근했다. 양구에서 군 복무를 하다 보니 양구에 몇 안 되는 유원지인 박수근미술관을 많이 들었다. 그림은 잘 몰랐어도 이름과 출생지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백남준은 너무 유명하다.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화가이자 이중섭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화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백남준의 작품 중 감명 깊었던 것은 1984년에 진행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 중계다. 1984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한 명 있다. 바로 조지 오웰이다. 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라더와 이에 반대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인 1984는 소설뿐만 아니라 매스 미디어를 통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됐다.
백남준은 1984년 1월 1일에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전 세계로 생중계하면서 조지 오웰과 반대로 매스 미디어의 긍정적인 면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1984>라는 소설을 오마주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나타내는 것이 인상 깊었다.
<방구석 미술관>이 전하는 메시지
방구석 미술관이 전하는 메시지는 크게 2개라고 생각된다. 첫 번째는 한국 작가에 대한 알림이다. 백남준을 비롯해 김환기, 이응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와 이중섭, 나혜석 등 시대의 아픔을 담아낸 화가도 있다. 서양화가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유명하고 훌륭한 화가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첫 번째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방구석'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다. 갤러리, 전시회처럼 고급스러운 느낌 말고 방구석에서도 미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미술이라는 것을 둘러싼 외관보다 그림 자체가 중요하며 가볍게 다가갈 수도 있는 것이 두 번째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나는 오히려 <방구석 미술관>을 통해 가볍게 한국 현대 미술에 다가가니 더 흥미가 생겼다. 이것이 진정 작가가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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