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열두 발자국
저자 : 정재승
출판사 : 어크로스
가격 : 16,800원
쪽수 : 400P
평점 : 4.2점(5점 만점)
알쓸신잡에 나온 KAIST 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이자 알쓸신잡에 나온 과학자 정재승이 말하는 과학 이야기. 뇌 과학자가 품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부터 깊은 탐구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서술된다.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와 냉동인간에 대해서 토론을 할 때면 인문학적 지식이 뛰어난 과학자의 모습이, 이순신 장군의 숨결과 같은 이야기를 할 때면 순수한 과학자의 모습이 보인다.
사실 정재승은 알쓸신잡이라는 유명한 TV 프로그램에 나온 과학자도 맞지만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다. <열두 발자국>을 비롯해 <과학 콘서트> <백인천 프로젝트>등 다양한 책을 집필했다. 그리고 내가 최근에 본 방송은 유시민 작가와 함께 '가상화폐'에 대해서 토론을 한 TV 프로그램이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당시 유시민 작가가 비유한 말이 인상 깊었다. "블록체인을 건축기술이고 비트코인은 이를 활용해 만든 집인데, 집을 사람 사는 곳이 아닌 투기장으로 만들어놨다"라는 비유와 함께 투기열풍이 불었던 비트코인을 비판했다.
특히 이번 <열두 발자국> 책이 좋았던 점은 문과인 나도 읽기에 편했다는 것이다. 코스모스를 비롯해 스테디셀러에 있는 많은 과학책이 있지만 문과인 내가 읽기엔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알쓸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봐서 그런지 정재승이 말하는 뇌 과학은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주로 뇌를 다루고 있지만 뇌의 신경 같은 과학적인 접근 보다는 '인간은 왜 그런 선택을 할까?'와 같은 인문학적 지식으로 출발한다. 이러한 인문학적 지식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뇌 과학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인문학 느낌이 강하다.
대중성과 과학적 탐구를 모두 잡은 <열두 발자국>
한국은 보통 문과, 이과로 나뉜다. 그리고 문과는 과학이 어렵다. 이러다보니 문과가 과학 관련 서적을 읽기 어렵다. 그렇다면 <열두 발자국>은 왜 대중적으로 많이 읽은 걸까? 일단 <열두 발자국>은 지난 20년간 국내 작가 과학책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인 70만 부를 기록했다. 높은 판매뿐만 아니라 대중성도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대중성의 비결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알쓸신잡이라는 TV프로그램의 출연. 화제성이 높았던 프로그램인 만큼 정재승이라는 과학자를 다수에게 알린 장이었다. 두 번째는 이론서 같은 느낌이 아닌 정재승이 직접 강연을 한 내용을 책으로 담아냈다. 강연 내용을 담다 보니 중간에 청중이 웃는 순간이나 어조 같은 것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세 번째는 과학과 인문학의 적절히 섞여있다. 프롤로그에서도 이렇게 나온다. '인간이라는 숲을 이해하기 위해 미지의 탐험을 떠난 과학자들...' 즉, <열두 발자국>의 본연의 목적은 인간을 탐구하기 위함이다.
책 내용이 훌륭한 것은 기본이고 이렇게 3가지 이유가 <열두 발자국>을 대중적인 인기를 만들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12번의 강의를 나타낸 열두 발자국
책 제목의 열두 발자국은 총 12번의 강의를 나타내며 인간의 이해를 위한 단계이기도 하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이라는 큰 주제와 함께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매일 하는 선택, 결정장애, 욕망, 놀이와 같은 내용도 다룬다.
2부는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이라는 큰 주제로 4차 산업 혁명 속 인간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인간만의 고유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선 창의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며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도 나온다.
단순한 과학책이 아니다.
앞에서도 계속 이야기 했지만 이는 단순한 과학책이 아니다. 과학을 바탕으로 인간을 탐구하는 인문학 책에 가깝다. 따라서 과학 책이라는 두려움으로 이 책을 읽지 못하는 건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인간의 탐구를 해보고 싶으신 분, 뇌과학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 재밌는 과학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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